“수박 한 입만 먹으면 딱 좋겠네.” 하루 종일 푹푹 찌던 어느 여름 날, ‘수박 한 입만!’ 생각에 다들 눈이 수박처럼 둥그레져선 숲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니던 밤의 이야기이다. 눈 호랑이도 이에 질세라, 수박을 찾아 온 숲을 뒤지던 중, 마침내 동글동글 잘 익은 수박을 발견하게 된다. “난 수박이 아니야. 날 먹으면 큰일이 벌어진다!” 눈 호랑이는 수박의 말 따위엔 아랑곳하지 않고 “먹어 보면 알지!” 대차게 대꾸한 뒤, 한 입에 먹어 버리고...
스위스 조력사망기관 디그니타스에서 생을 마감한 여덟 번째 한국인. 정확하고도 짧은 이 사실만으로는 故조순복 님을 다 설명할 수 없다. 남유하 작가는 이렇게 기록했다. 누구보다 삶을 사랑했고, 힘들 때 더 크게 웃었고, 암세포와 더불어 살고자 했으며, 고통을 끝낼 시기를 직접 결정한 뒤 마지막까지 하늘을 바라본 용감한 사람.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는 긴 투병 끝에 마지막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아픈 몸으로 8770km를 날아 스위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