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장점은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삶과 비슷한 구석을 발견하게 되면 소설이란 창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도 있다.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읽기를 선사한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은 본인의 의지를 잃어버린 배유리의 심리묘사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예전과 현격하게 달라진 부모님에 대한 슬픔, 식물인간이 된 동생에 대한 죄책감, 사고 현장에 자신을 버려둔 할머니에 대한 증오 속에서 유리의 감정은 똑바로 설 수 ...
이번 책에서는 누구보다도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행보가 돋보였던 화가들(앙리 마티스, 바실리 칸딘스키, 피에트 몬드리안 등)을 비롯하여 자신만의 정체성으로 활동을 이어나간 주목할 만한 여성 화가들(마리 로랑생, 메리 카사트 등)과 모성이 키워낸 화가들(모리스 위트릴로, 제임스 휘슬러 등)의 파란만장한 인생 여정은 물론, 빛과 어둠, 삶과 죽음 같은 동일한 주제를 놓고 서로 극명히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던 화가들(호아킨 소로야, 페르디난트 호들러 등)...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 《초록은 어디에나》를 발표하고, 2023년 김유정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임선우의 《0000》이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소설은 “통장 잔고 0, 인간관계 0, 행동반경 0킬로미터, 메신저 알림 0”인 주인공의 외롭고도 고요한 죽음에서부터 시작된다. 길고양이들의 안전한 삶을 위해 활동하는 특수요원 고양이 ‘오후’는 나에게 ‘존재감을 없애는 비결’을 알려달라고 제안한다. 어린 시절 기 수련원에서 ...
이 책에서 그는 법의학자가 어떤 존재인지, 왜 법의학자가 되기를 선택했는지, 법의학자로 살면서 만난 죽음들에서 무엇을 깨달았는지를 들려준다.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에서 시작하는 글은 문장이 이어질수록 '나'에서 벗어나 인간의 삶과 사회로 향한다. 수많은 죽음들로부터 그는 우리의 삶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발견한다. 그의 말마따나 "잘 살고 싶다면 죽음을 배워야" 하고, 죽음을 배우기엔 이 책이 적절하다. 합리적이고 따뜻한 시각과 간결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