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해가 지는 곳으로>를 통해 순도 높은 사랑을 선보이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가 최진영 소설집. 6년의 시간을 통과하며 최진영은 그가 언젠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처럼("이제 막, 1초가 지났어.") 신중하게 눈을 한 번 깜빡인 것 같다. 폭력과 고통의 세계를 거침없이 펼쳐 보였던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자세와 눈빛으로 우리의 아홉 살을, 열두 살을, 그리고 현재를 바라본다. 세계의 불행과 가혹함보다 그 시간을 통과해야만 하는 이들의 말 한마디와 걸음걸이, 쪼개어 자는 잠을 관찰한다. 사랑하면서 미워하고, 착하면서 나쁜 마음의 모양들을 소중히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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